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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글로벌 돋보기] WHO가 극찬한 ‘덱사메타손’, 가격은 싸지만… / 하송연 기자

기사입력 2020.06.1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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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에서 집단 감염 사례가 다시 발생하는 등 코로나19 위력이 여전한 가운데 영국이 치료제를 발견했다고 떠들썩합니다.

    '덱사메타손(dexamethasone)'이란 약이 화제의 주인공입니다.

    다른 치료제가 거론됐을 때와 달리 세계보건기구(WHO)도 "영국이 획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극찬했습니다.

    ■코로나19 피해 큰 영국, '덱사메타손' 사용 승인

    영국 코로나19 환자 치료 사진영국 코로나19 환자 치료 사진

    영국은 이탈리아나 스페인 같은 유럽 국가보다 코로나19가 뒤늦게 확산했지만, 세계에서 5번째 규모의 큰 피해를 보았습니다.

    한때 보리스 존슨 총리까지 감염되는 등 17일 기준 누적 확진자가 30만 명에 육박하고, 사망자는 4만 2천 명에 육박합니다. (출처:월드 오 미터)

    코로나19 확산 저지가 영국 정부의 최대 당면 과제인 가운데 맷 핸콕 보건부 장관이 현지 시간 16일 성명을 내고 덱사메타손을 코로나19 환자에게 바로 처방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해당 약은 가격도 저렴하고, 각 가정에서 쉽게 갖출 수 있으므로 즉각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영국 정부는 덱사메타손의 잠재력을 인지하고 올해 3월부터 비축해왔다고 밝혔습니다.

    ■덱사메타손은 어떤 약?

    덱사메타손덱사메타손

    덱사메타손은 1957년에 처음 만들어져 4년 뒤인 1961년 의료용으로 승인됐습니다.

    사람에게 쓰인 지 60년이 다 돼가고 WHO의 필수 의약품 목록에 올라 있을 만큼 안전성은 입증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염증 치료제인 스테로이드 제제로 류머티즘성 질환, 각종 피부 질환, 심한 알레르기 치료 등에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입으로 복용 또는 근육이나 정맥 주사로 인체에 투여 가능하며, 약의 효과는 보통 하루 안에 나타나고 사흘간 지속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가격도 저렴합니다. 영국에서 한 개에 5파운드(약 7,600원) 미국에서도 한 달 치 약값이 25달러(약 3만 원) 정도입니다.

    ■"코로나19 중증 환자 사망률 크게 낮춰"


    그렇다면 코로나19 치료에는 어떤 효능을 보였을까요?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입원 치료 중인 2천 명에게 덱사메타손을 투약하고, 4천 명에게는 투약하지 않고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덱사메타손을 투여한 환자의 사망률이 크게 낮아졌습니다.

    특히 산소호흡기에 의지할 정도로 증세가 중한 환자의 사망 위험은 40%에서 28%로 떨어졌고, 증세가 덜 중한 환자의 사망 위험도 25%에서 20%로 감소했습니다.

    또 코로나19에 걸린 20명 가운데 대다수인 19명은 병원에 입원하지 않고 증세가 나아졌고, 입원한 사람 중에서도 대부분은 산소호흡기가 필요할 정도까지 증세가 심해지지 않고 나았다고 합니다.

    다만 가벼운 증상을 보인 코로나19 환자에게는 덱사메타손이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덱사메타손이 현재까지 코로나19 환자의 사망률을 현저하게 낮춘 유일한 약품인 만큼 코로나19 치료에 돌파구가 마련됐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 "다른 약보다는 '우위'...부작용은 주의해야"


    현재 코로나19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승인된 치료제나 백신은 없습니다.

    말라리아 치료제이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치켜세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오히려 사망률을 높이고 심장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세계보건기구가 경고했습니다.

    항바이러스제인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 회복 기간을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나 긴급 사용이 승인되긴 했습니다. 하지만 효과는 제한적이고 시장 가격이 1인당 2천 달러(약 243만 원)로 예상돼 한계를 보였습니다.

    덱사메타손의 경우 스테로이드 제제의 특성상 염증 반응은 줄일 수 있지만, 면역을 떨어뜨린다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하지만 수십 년간 사람에게 쓰여 인체 안전성이 입증됐고, 가격도 저렴해 지금까지 거론된 여타 치료제보다 우위에 있는 만큼, 코로나19를 겨냥한 근본적 치료제가 나올 때까지 보조적 치료제로의 역할을 기대해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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