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은 전날 30일 남북미 정상 간의 판문점 회동에 대해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북핵 협상을 타개할 좋은 신호라 생각한다"면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운전자로 시작해서 중재자를 자처하더니 이제는 객으로 전락한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KBS 한국방송 송락규 기자가 전했다.

방송 보도에 따르면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판문점에서 남북미 정상의 전격적인 만남이 이뤄졌고, 사실상의 미북 정상회담도 있었다"며 "판문점 회동의 역사적 의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앞으로의 협상이 순항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황 대표는 "북핵 폐기라는 본질적 목표를 이뤄가기까지는 아직도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만 고집하며 살라미 전술을 펼친다면 실무협상이 열려도 실질적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진정한 중재자 역할을 하려면 북한의 태도를 바꾸도록 설득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살펴보면 미국은 철저하게 자국 안보에 집중하고 있고,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해서도 언급이 없었다"며 "우리 스스로 안보와 국방을 챙기지 않는다면 북한의 통미봉남 전술과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사이에서 또 다른 차원의 심각한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기를 '비핵화의 입구'라 밝힌 반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영변 폐기를 '하나의 단계일 뿐'이라 한 점을 거론하며, "비핵화의 기본 원칙조차 불분명하고 한미 양국이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면 앞으로의 협상에서 우리의 자리가 더욱 좁아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진정한 평화를 향해 올바른 길로 간다면 초당적으로 협력하고 지원하겠지만,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잘못된 길을 고집한다면 이를 바로잡기 위해 국민과 함께 맞서 싸울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어제 사실상 3차 미북 정상회담이 열렸는데 문재인 대통령 평가대로 역사적인 순간이었다"면서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끊긴 미북 대화가 판문점 회동 통해 다시 시작한 점도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찬사와 호평의 성찬에만 휩쓸려 주어진 현실을 냉철하게 인식하지 않는다면 야당이 해야 할 역할이 아니라고 본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운전자로 시작해서 중재자를 자처하더니 이제는 객으로 전락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영변 핵시설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영변 핵 폐기가 그저 하나의 단계쯤이라고 말했지만, 문 대통령은 실질적 비핵화 입구라며 과대포장을 했다"며 "화려한 남북미 회동 뒤엔 이처럼 좁히기 어려운 시각차가 존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은 북핵 문제에서 운전자, 중재자, 촉진자란 말이 더 이상 필요 없다"며 "한국은 바로 당사자고 주인인데, 대통령이 미북 회담장 밖에서 대기해야 했던 현실이 결코 환영할 만한 일이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