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 30년이 지난 아파트라면 안전진단 없이도 재건축 착수를 허용하고, 재개발 정비사업 추진 요건도 완화하는 등 정부가 주택규제 개선 정책을 내놨다고 KBS 한국방송 오대성 기자가 전했다.

방송 10일 자 보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10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에서 열린 대통령 주재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 두 번째 자리에서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 및 건설경기 보완방안'을 발표했다.


■ 재건축 규제 전면 개선…노후 아파트, 안전진단 없이도 재건축

우선 준공 30년이 넘은 아파트의 재건축 사업속도를 높이기 위해 패스트트랙이 도입된다. 안전진단 없이도 재건축 착수를 허용하고, 조합설립 시기를 앞당겨 사업 기간을 최대 3년 단축한다.

현재는 안전진단 통과 이후에 정비구역 입안이 가능하지만, 앞으로는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않더라도 정비사업 착수가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안전진단은 사업시행인가 전까지만 통과하면 된다.

재건축 절차는 현재는 안전진단(1년)→입안제안→정비구역 지정·정비계획 수립→추진위 구성→조합신청→조합설립→사업인가 →관리처분→착공 등의 절차를 순서대로 거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패스트트랙 절차를 밟으면 입안제안→정비구역 지정·정비계획 수립→사업인가 →관리처분→착공 순서로 진행되고, 사업인가 전 정비구역 지정과 조합 설립 추진을 병행해 시간을 단축한다. 이때 안전진단도 함께 진행한다.

또, 노후도가 높은 아파트는 안전진단이 재건축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도록 안전진단 기준에 대한 개선도 추진한다. 다만, 재건축 절차 조정을 위해선 도시정비법 개정이 필요하다.


■ 재개발 추진 불가능 지역, 노후도 요건 완화해 정비 추진

국토부는 그간 신축빌라 혼재 등 부지 특성상 재개발 추진이 불가능했던 지역도 사업에 착수할 수 있도록 정비사업 추진 요건을 완화합한다.

재개발 노후도 요건인 30년 이상 건축물이 현재는 3분의 2가 있어야 하는데, 이를 60%로 완화한다. 재개발 촉진지구로 지정되면 이 기준을 50%로 더 완화한다.

또, 노후도 외에 접도율이나 밀도 등의 요건이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개선한다. 즉, 노후도가 높은 지역이라면 기타 요건을 충족하지 않더라도 사업추진을 가능하게 바군다.


■ 재건축 부담금 추가 완화…공사비 갈등 막기 위한 표준계약서 배포

국토부는 재건축을 활성화하기 위해 부담금 완화 조치도 시행한다.

앞서 관련 법 통과로 부담금 면제 초과 이익구간 상향과 부과구간 확대, 1주택 장기보유자에 대한 감경 등이 올해 3월 시행된다.

아울러 부담금 산정 시 초과이익에서 제외되는 '비용인정'을 확대한다. 신탁방식 운영비 등 제반 실집행 비용과 기부채납 토지 기여분 등이다. 이를 통해 재건축 부담을 추가로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공사비 증가로 조합과 건설사가 갈등을 빚으면서 공사가 중단되는 곳들이 나타나자, 이를 막기 위한 대책도 내놨다.

원활한 공사비 조정과 분쟁 예방을 위해 '표준계약서'를 이번달 조기 배포한다. 표준계약서에는 공사비 조정시 사용지수, 공사비 세부 산출내역, 공사비 조정 가능시기 등을 규정한다.

또, 지자체 도시분쟁조정위의 조정에 확정판결과 동일한 재판상 화해효력을 부여해 실효성을 높이고, 신속한 갈등 해소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 4년간 정비사업 착수 예상물량, 수도권 69만 호 포함 전국 95만 호

국토부는 안전진단 개선 추진과 관련해 주요 수혜지역으로 1기 신도시(일산·분당·중동·평촌·산본)를 제외하고 서울에서는 노원구, 강남구, 강서구, 도봉구를 순서대로 꼽았다. 경기도에서는 안산시, 수원시, 광명시, 평택시를 순서대로 들었다. 이들 지역은 준공 후 30년 이상 경과 하고,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한 곳들이 많은 지역이다.

국토부는 올해부터 2027년까지 4년간 정비사업에 들어갈 수 있는 예상물량으로 수도권(재건축 55만, 재개발 14만)은 69만 호, 지방은(재건축 20만, 재개발 6만) 26만호 정도라고 밝혔다. 총 95만 호가 정비사업에 들어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토부는 국민 수요에 맞는 도심공급을 촉진하고, 공공물량도 확대하는 등 주거안정과 건설산업 활력을 함께 추진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