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건강보험 재정이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누적준비금은 역대 최대 규모인 28조 원에 육박했다고 KBS 한국방송 전해주 기자가 전했다.
방송 보도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근로자의 명목임금이 오르면서 직장가입자 보험료 규모는 늘어난 반면, 외래·의원급 이하의 의료 이용이 둔화된 여파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해 수입이 94조 9,113억 원, 지출이 90억 7,837억 원으로 4조 1,276억 원의 흑자를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2022년과 비교하면 지난해 건보 수입은 6조 1천여억 원, 지출은 5억 6천여억 원씩 각각 증가했다.
다만, 수입 증가 폭이 지출 증가 폭보다 커 재정수지가 개선됐다고 건보공단은 설명했다.
2022년 9월, 건강보험 2단계 부과체계 개편으로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은 줄었지만, 직장보험료 수입과 정부지원, 이자수입 등이 증가하면서 총수입이 늘어난 것이다.
건보 재정이 3년 연속 흑자를 이어가면서, 누적준비금은 27조 9,977억 원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건보 총지출은 2022년 대비 5조 6,355억 원 증가했지만, 증가율은 22년 9.6%에서 23년 6.6%로 증가세가 둔화됐다.
중증이 아닌 질환으로 인한 의료기관 이용은 2022년과 비교해 4조 2천억 원가량 증가했지만, 증가율은 이전보다 줄어들었다.
중증 질환, 특히 암과 뇌혈관·심장·희귀 난치질환 등 4대 중증질환별 급여비는 2022년 대비 10~20% 증가 추세를 보이며 의료 이용이 회복되는 추세를 보였다.
진료행태별로 살펴보면, 중증질환 비중이 높은 입원진료 급여비는 1년 새 15.3% 늘었다. 같은 기간 병원급 입원 급여비도 16.1% 늘어 30조 7천억 원을 기록했다.
의원급 이하의 외래는 이용은 둔화됐는데, 코로나 19 유행 이후 국민들의 개인 위생 관리가 강화된 영향으로 건보공단은 분석하고 있다.
건보공단은 3년 연속 당기수지 흑자를 유지하고 있지만, 고물가·고금리 장기화와 둔화와 불안정한 국제 정세, 저출산·고령화 심화 등으로 앞으로 재정 불확실성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공단은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에 따라 합리적 의료 이용을 유도하고, 의료서비스 과잉 공급을 조정해 나갈 계획이다.
또,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 간 격차 해소와 보험료 부담의 공정성·형평성 제고 등을 위해 '소득 중심 부과체계 개편'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사진 = KBS 뉴스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