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8 (수)
미 CNN 방송과 인터뷰하는 에블린 양(출처:cnn.com)
에블린의 고백은 2012년 그녀가 첫 아이를 임신했을 때 주치의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것입니다.
그녀의 주치의는 뉴욕에서도 잘 알려진 데다 에블린의 모교이기도 한 콜롬비아 대학 병원의 산부인과 전문의 로버트 해든 박사였다고 합니다.
해든은 임신 초기부터 에블린에게 이상한 질문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산모와 태아의 건강과 상관없는 남편과의 관계같은 부적절하고 불필요한 질문이었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도 진찰 시간이 점점 길어진다거나 진찰 주기도 잦아져 이상하다 생각했지만, 첫 임신에 경험이 없었던 터라 많은 여성이 그렇듯 전문가의 경험과 의술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에블린은 밝혔는데요.
에블린의 불길한 예감은 임신 7개월 때 현실이 되고 말았습니다.
진찰이 끝나 옷을 입고 나가려는 에블린에게 해든은 제왕절개가 필요할 것 같다며 강제로 그녀를 붙잡고 내부 진찰을 다시 하려고 했다고 합니다.
그런 일이 일어나기 전 에블린은 만약 그런 일이 자신에게 일어난다면 가해자를 밀쳐내고 소리를 지르며 현장을 빠져나올 것으로 생각해 왔지만, 막상 현실이 되니 온몸이 얼어 움직일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저 해든이 자신을 추행하는 동안 그의 눈을 피하려고 벽을 응시했다고 합니다. 그 일이 있고 난 뒤 다시는 그 병원을 찾지 않았다고 합니다.
병원에서 있었던 일은 그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비밀에 부쳐왔다고 합니다.
"첫 아이는 자폐아…지지자 편지에 자극받아 고백 결심"
에블린 양을 포함해 30명 넘는 여성이 임신 과정에서 로버트 해든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산부인과의 특성상 옷이 벗겨진 채 움직일 수 있는 없는 상태에서 해든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피해자들의 한결같은 주장입니다.
하지만 해든은 구속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2012년에는 한 산모의 신고로 해든이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병원으로 되돌아왔습니다. 그 뒤에도 비슷한 유형의 범죄가 이어졌고 피해자들의 잇따른 소송에 법정은 해든의 일부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의사 면허를 빼앗았을 뿐입니다.
일부 피해자는 해든이 이처럼 특혜를 받는 데는 콜롬비아 대학의 비호와 해당 검찰의 관대함이 자리잡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여론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대선 주자의 아내가 피해 사실을 공개한 만큼 앞으로 해당 사건이 어떻게 진행될지 많은 미국민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또 미 정가에서는 배우자의 용기 있는 고백이 앤드루 양의 민주당 내 지지도에 어떤 변화를 줄지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사진 = KBS 보도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