憂患시대 - 정어린 시인

눈내리던 산길에서 낭만을 밟던ᆢ
외딴집 화로가에서 고구마를 굽던 ᆢ태평세월에ㅡ
슬그머니 침입한 괴물아,
너는 도대체 무엇이냐?
네 놈이 오기 전엔
내게  혈기와 열정이 있었지.
봄꽃의 향연이 당연한 축복인 줄 알았지ᆢ
벗들과 어께동무하고 활보하던 객기가 일상일 줄 알았지ᆢ
자식을 위해  잔치상 차리는 것이 당연지사로 여겼지ᆢ
파산이 게으른 자들의 현실로만 여겼지ᆢ
병든 부모를 내맘대로 만날 수 없는 일이 닥칠 줄이야

너의 정체를 보여다오ㅡ
우리는 그저 이웃과 앉아 올림픽경기를 관람할 수 있으면 된다.
너의 요구를 말해다오ㅡ
우리는 사랑하는 이와 평안 한 그릇 먹으면 족하다.
보이는가, 천지로 뛰쳐나온 방만한 꽃들의 미인계가ᆢ
들리는가,  표피를 뚫고 일어서는 생명들의 용트림이ᆢ
노란꽃은  구토하고ᆢ
빨간꽃은  상처입고ᆢ
하얀꽃은  겁에 질렸다.
봄이 와도 보고픈 것을 보지 못하는 내 청춘을 돌려다오
죽음의 늪에서 허덕이는 내 동포의 손을 잡을 수 있도록ᆢ
내 눈물로 아픈이의  피눈물을 씼어줄 수 있도록ᆢ
내 사랑으로 내 사람을 살릴 수 있도록ᆢ
부탁한다ᆢ
진정 부탁한다ᆢ

정어린 시인 (정규훈 총신대 교수) 프로필

성균관대학교 유학전공(문학사)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사회윤리전공(문학석사)
성균관대 대학원 동양철학전공(철학박사)
국비 학술 연수(미국 BERKLEY대학교)
민족문화추진회 고전국역연수원 졸업(연수부, 연구부)

총신대학교 교수(現)
중국자무스대학교 초빙석좌교수(現)
도서출판 문화인 대표(現)
국학연구소 소장(現)
국제지식문화협회(IKCA) 아카데미원장(現)
한국가정교육학회 부회장(現)
“한자왕 놀이교육” 발명특허권자(現)

(사)한국결혼상담소협회 부회장
(사)한국철학사상연구회 연구위원
EBS-TV ‘눈높이 명심보감’ 강사
관광통역안내원 국가자격시험 출제위원
신구대학교 연구교수, 서일대학교 교수,
성균관대, 덕성여대, 동덕여대, 협성대,

경희대학원, 이화여대대학원 등 강사 등 역임